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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 돌봄의 새로운 변화 ‘노인맞춤돌봄서비스’

기대와 우려 사이

전 용 호
(인천대학교 사회복지학과)
사회보장위원회 커뮤니티케어 전문위원

전용호

2020년부터 새로 도입된 노인맞춤돌봄서비스는 이전에 분절적으로 제공되던 6개의 노인돌봄서비스를 통합되어서 만들어졌다. 독거노인을 위한 노인돌봄기본서비스와 장기요양보험 등급외 A,B 노인을 위한 노인돌봄종합서비스를 비롯해서 단기가사, 지역사회자원연계, 독거노인사회관계활성화와 같은
돌봄사업이 일괄 폐지되었다.

기존 사업들은 서비스가 서로 비슷한데도 여러 개로 나눠져 있어서 예산이 적었고, 서비스 급여량과 담당할 인력이 턱없이 부족했다. 이번 통합을 통해서 수행 기관의 가용 자원이 확대되고 노인 대상자도 크게 늘어났다.

이번 노인맞춤돌봄서비스에서 가장 큰 변화는 노인 돌봄의 핵심적인 욕구를 포괄적으로 설정했다는 점이다. 사회적, 신체적, 정신적 욕구로 구분하고, 세 영역의 욕구를 체계적으로 사정해서 개인별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과거 노인돌봄기본서비스는 독거노인의 사회적 욕구를 중심으로, 노인돌봄종합서비스는 장기요양의 신체적 욕구를 중심으로 부분적으로 파악한 것에서 탈피해서 세 영역의 욕구를 종합적으로 사정하게 되었다.
이를 위해서 새로운 사정도구를 개발해서 파악된 욕구를 점수화해서 맞춤돌봄서비스의 대상자 여부를 결정하고, 기능 상태에 따라 중점돌봄군(월 16시간이상), 일반돌봄군(월 16시간 미만), 사후관리군으로 구별해서 서비스의 내용과 급여량을 다르게 제공한다. 우울감, 고립감이 높거나 자살의 위험성이 있으면 특화사업군으로 구별해서 별도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노인이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의 영역도 기존의 복지 영역에 국한된 것을 사회적, 신체적, 정신적 욕구를 충족하도록 다양한 보건의료 서비스까지 확대했다.
노인이 대부분 만성질환과 근력약화, 인지기능 저하, 관계망의 감소 등의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에 다양한 사회참여와 생활교육의 프로그램을 신설했다.
특히, 노인들이 집에만 생활하지 않고, 외부에서 다양한 활동과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사회적 관계망을 유지 및 확대하고 다양한 신체적 정서적 활동을 하도록 유도했다.
예를 들어, 노인들이 함께 마을을 도는 산책을 하거나 하체근력을 강화하기 위해서 운동체조를 하는 등의 집단 프로그램을 시행하도록 했다. 노인복지관이 건강한 노인을 위해 여러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처럼 허약한 경증 노인에게 적합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해서 제공하도록 했다.

이와 함께, 지역사회의 여러 공식, 비공식 자원을 연계해서 함께 제공하도록 했다. 지자체가 권역을 설정해서 수행기관이 일정한 지역을 전적으로 책임지면서 공공이나 민간으로부터 후원받는 각종 자원을 연계 제공해서 노인의 가용 자원을 확대 지원하고 있다. 지자체가 수행기관과 함께 책임성을 가지고 지역의 노인을 위한 적극적인 역할을 수행하도록 기존의 바우처 제도를 없애고 조세의 보조금 방식으로 지원하고 수행기관의 운영의 안정성을 제고하도록 했다.

이 과정에서 노인들이 스스로 돌봄을 수행하도록 지원해주는 ‘자기돌봄지원’(셀프케어 지원)의 개념을 도입한 것도 새로운 시도다. 현재 장기요양보험이 노인을 지나치게 서비스를 일방적으로 받기만 하는 수동적인 존재로 여기는 문제점을 극복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노인맞춤돌봄서비스의 대상 노인은 경증으로 자기관리가 가능하므로 막연하게 서비스를 제공하지 말고 서비스와 프로그램의 필요성과 일상생활에서의 활용 방법을 적극적으로 안내해서 노인이 자신을 돌보도록 지원해야 한다. 따라서, 생활관리사는 노인을 돌봄의 대상으로만 보지 말고 적극적인 자기돌봄의 주체로 여기고 노인이 할 수 없는 일을 중심으로 지원해야 한다.

이처럼 노인맞춤돌봄서비스는 포괄적인 욕구사정과 개인별 맞춤형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동시에 지역 거점 수행기관을 통해서 다양한 자원을 확대 제공하는 여러 변화를 도모하고 있다. 노인장기요양보험의 사례관리가 부재한 상태에서 노인맞춤돌봄서비스는 공급자를 통한 민간 사례관리의 첫발을 내디뎠다고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제도 설계의 당초 취지와 달리 현장에서는 각종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가장 큰 이슈 중의 하나는 인력이다. 주지하듯이 돌봄과 관련된 사례관리를 잘 하려면 노인의 신체적 사회적 정신적 기능을 잘 사정할 수 있는 전문성이 필수적이다. 진단이 잘 되어야 제대로 된 처방전으로서 서비스가 제공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사정 업무는 사회복지공무원이 수행하고 있지만 사회복지사들이 장기간의 돌봄이 필요한 노인의 다각적인 욕구를 사정하기 위한 교육과 훈련을 받은 경험이 부족하기 때문에 사정업무 수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일부는 처음으로 노인분야의 업무를 수행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마찬가지로, 노인의 욕구에 적합한 다양한 보건의료와 복지의 프로그램을 신규 개발해서 제공하고, 노인의 자기돌봄지원의 측면에서 적절한 일상생활 지원서비스가 제공되어야 한다. 그러나, 전담사회복지사들은 아직 보건의료적인 다양한 프로그램이 익숙하지 않고 기존의 복지 프로그램만을 생각하거나 경증의 노인에게 적합한 프로그램을 어떻게 개발해야 할지 힘들어하고 있다. 더욱이 생활지원사는 처음으로 직접적인 대인서비스를 노인에게 제공하면서 어떻게 노인의 신체와 가사 수발을 해야 할 지 혼란스럽고 어느 정도까지 노인을 돌봐야 하는지, 경계를 획정하기 어려워한다. 노인의 자기 돌봄 지원을 어떻게 현장에서 실현해야 하는지에 대한 정부의 지침이나 안내도 부재한 상태다.

지자체의 소극적인 업무 수행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노인의 접근성과 제공기관의 분포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권역을 합리적으로 설정해야하는데 지자체들이 특별한 기준 없이 자의적으로 설정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한다. 노인의 접근성을 제고하고 효율적인 자원의 제공과 관리를 위한 권역설정 자체가 공무원의 주먹구구식 운영에 의해 당초 선의의 취지가 훼손된다.

이같은 혼란이 나타나면서 일각에서는 제도 도입 자체를 비판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그러나, 현장의 크고 작은 문제는 우리 사회복지 제도와 현실의 구조적인 문제점들이 누적되어서 나타난 결과다.

다음과 같은 근본적인 질문이 필요하다.

그간 사회복지사들에게 돌봄을 위한 사정과 서비스 제공을 위한 교육과 훈련이 충분히 이루어진 적이 있는가?

노인의 포괄적인 욕구 사정이 사회복지사 혼자서 가능한가?

지자체의 공무원들은 돌봄 사회서비스를 충분히 이해하고 지역의 문제를 해결할 능력을 가지고 있는가?

현장에서 말하는 여러 사례관리가 엄격한 의미의 정말 사례관리인가? 남발하는 것은 아닌가?

우리나라 사회복지는 그간 현장 인력을 소중하게 여기지 않고, 제대로 대우하고 교육 훈련하지 않았다. 아직도 고강도 업무에 적은 급여로 어렵게 생활하는 경우가 많다. 지자체 공무원들은 잦은 인사 이동과 인력 부족, 중앙정부 지침대로만 업무하는 의존적 관행에 젖어있다. 따라서, 노인돌봄을 비롯한 사회서비스의 고유한 특성과 세부 업무를 모르고, 서비스 품질과 같은 실질적인 문제 해결에 적극 나설 수 없다.

노인맞춤돌봄서비스는 이제 막 노인 돌봄의 새로운 변화를 시작했다. 각종 문제가 발생되는 상황에서 제도와 관행의 개선을 요구하는 현장의 목소리가 적극 개진되어야 한다.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각종 협회와 학계를 상대로 용기를 내야 한다. 가만히 있으면 세상은 변하지 않는다. 현장의 이슈들이 하나씩 해결되어야 노인들에게 품질 좋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우리의 노후도 점차 밝아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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