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례관리 정책지원센터 웹진 [희망e야기]

우리동네 이야기

같은 혈핵형이라 다행입니다.
복지사각지대 발굴, 지원연계 그리고 나눔
사례관리대상자 중점 발굴 및 지원 미담사례
반갑습니다. 저는 울산 남구 신정5동행정복지센터 찾아가는 보건복지팀장 한혜영입니다.
저는 작년 9월까지 남구청 희망복지지원단 담당자로 근무하다가 동으로 내려와 아직은
6개월도 채 되지않은 햇병아리 팀장입니다. 아직은(?) 파이팅 넘치게 복지사각지대 발굴 및
지역주민들과 함께할 수 있는 복지사업을 구상하고 열심히 추진할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동에 내려와서 처음한 것이“주주프로젝트”만든 것인데, “주주프로젝트”란 주민이 주민을
돕는다는 의미로 주민 스스로가 지역의 복지문제를 인식하고 주민력을 통해 해결하는
전 과정을 의미합니다. “주주프로젝트”의 1호 사업은 통장님들과 함께하는 “한밥상사업”
이었습니다. “한밥상사업”은 통장님들이 밑반찬을 본인 집에서 직접 만들어 본인이 발굴한
복지사각지대 가정에 전달하고 복지욕구를 확인하여 복지팀에 전달하면 저희가 찾아가는
방문상담을 통해 공적서비스 등을 연계하는 사업입니다.
작년 10월에 “한밥상사업”으로 발굴된 o o o씨(62세, 여)를 위해 공적지원 연계 및 수술에
필요한 혈액을 공무원들이 헌혈까지 하여 건강을 회복시킨 미담사례가 있어 부끄럽지만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사례
  • 상자를 처음 봤을 때, 단칸방에 40kg도 채 안되는 모습으로 뼈만 앙상하게 남아 이웃집 지인의 도움으로 겨우 생계를 유지하고 있었습니다. 2019년까지만 해도 작은 여인숙을 운영하며 혼자 생활이 가능하였으나, 2020년 초 청소 도중 미끄러져 다리를 심하게 다치면서 생계가 어려워지고 점점 건강악화로 살이 빠지기 시작하면서 결국 혼자서는 움직이기 힘든 상황에 처하게 되었습니다.
  • 대상자는 허리 및 다리 통증으로 몇 달간 움직이지 않아 몸에 근육을 찾아 볼 수가 없었고, 간경화도 진행 중이라 식사마저 힘겨워 하고 있었습니다. 우선 저희 복지팀은 사례관리 대상자로 선정하여 건강회복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구 희망복지지원단을 통해 환자용 식사를 지원받아 연계하고, 박씨가 의지하고 지내는 지인을 적극 활용 및 지지하여 정 기적인 병원 동행을 이끌어 냈습니다.
  • 또한 복지팀은 당장 병원비 및 환자용 식사를 구입하기 위한 비용을 충당하기 위해 제2차 긴급재난지원금(긴급생활지원비)을 연계하였고, 울산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통해 민간자원을 발굴하여 후원금을 연계해 주었습니다. 그리고 기초생활보장 생계, 의료, 주거 급여를 신청하여 생활전반에 안정을 찾아주었습니다.
  • 러던 중 지난 1월 15일, 대상자의 종합건강검진을 앞두고 복지팀이 가정방문을 하였을 때, 또 한번의 어려움이 닥쳤습니다. 집안에 인기척은 있으나, 현관문을 열어 주지 않아 복지팀이 평소 알던 비밀번호를 누르고 황급히 들어가 보니 조금씩 건강 회복이 되던 모습과 달리, 누워서 꼼짝을 못하고 고통을 호소하는 대상자를 발견하 였습니다. 대상자는 2시간 전쯤 의자에 앉아 있다가 미끄러졌는데 너무 아파 움직 이지 못하겠다고 하였고, 복지팀에서 휠체어를 활용해 병원으로 모셔가려 하였으나 통증이 너무 심해 결국 119를 불러서 응급실로 이송할 수 있었습니다.
검사 결과, 고관절 골절로 확인되었고 수술이 진행되어야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런데 더 큰 문제가 있었습니다. 워낙 건강상태가 좋지 않아 수술 전ㆍ후 많은 혈액이 필요한데 코로나19로 혈액수급이 원활하지 않기에 지정헌혈을 받을 수 있을 경우에만 빠른 수술일정을 잡을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가족도 없는 대상자에게 신속한 지정헌혈이란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었습니다. 당장 필요한 것은 3명 이상의 “O형” 혈액이었습니다. 다행히 제가 혈액형이 일치하여 헌혈에 참여할 수 있었고, 함께 동참해 줄 공무원을 수소문한 결과, 남구청 복지지원과 긴급의료 담당자, 삼산동 행정주무관, 선암동 복지팀장이 이를 도와줄 수 있다하여 긴박하게 지정헌혈이 진행될 수 있었습니다.
퇴근시간이 다되어가는데도 불구하고 도움을 준 동료들에게 정말 감사한 마음이 컸습니다. 그래도 하나같이 “우리가 혈액이 같아서 다행이다”라고 말씀해 주셔서 저 역시 무거운 마음의 짐을 덜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모두가 한마음 한뜻으로 헌혈한 결과 다행히 대상 자는 수혈을 통해 모자란 혈액을 보충할 수 있었고, 수술일정을 잡아 수술도 무사히 끝났습니다.

이전에 밥을 못 삼켜 유동식만 했었는데 이제는 밥도 드실 수 있을 정도로 건강을 회복하여 “사랑의 도시락”을 연계해 주고 나니 “우리가 참 노력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나름 뿌듯했습니다. 또한 대상자는
“살면서 늘 혼자였다. 도움은 옆집 사는 아는 언니가 전부였다. 그런데 이렇게까지 나를 도와주는 사람이 많다는 걸 이제야 알게 되었다. 얼굴도 모르는 저에게 피를 모아 도와주신 공무원분들께도 감사드린다. 그리고 신정5동 복지팀이 없었으면 나는 아직도 그 작은방이 내 세상의 전부였을 것이다. 다시 살게 해주어서 감사 드린다”
라고 말씀하셔서 저희 복지팀에게 그간의 노고를 잊게 해주셨습니다.

저희 동장님 역시 “작년 9월에 찾아가는 보건복지팀이 생기면서 많은 변화가 있었다. 팀이 생기기 이전에는 행정복지센터로 오는 복지민원만 처리하기에도 바빴는데 찾아가는 보건복지팀이 생기면서 말 그대로 복지 사각지대 발굴부터 찾아가는 상담 지원이 원할히 이루어 질 수 있었다. 이번 박씨의 사례로 그간 고생하고 있는 복지팀을 알릴 수 있고, 헌혈에 동참해준 직원들의 따뜻함이 지역주민들에게도 큰 울림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라고 해주셔서 햇병아리 팀장이지만 복지팀을 이끌어가는 입장에서 더없이 큰 힘이 되었습니다.
저희 팀보다 더 열심히 묵묵히 많은 일들을 하고 있을 전국의 찾아가는 보건복지팀에게 이 말을 꼭 하고 싶습니다.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우리는 충분히 잘하고 있습니다. 혹여나의 자책과 혹여나의 소진으로 충분히 잘하고 있는 자신을 못 보지 말아요. 지금 이글 읽고 있는 여러분이야 말로 충분히 잘하고 계신 분입니다.”